브랜드 스토리라고 하면 엄청나게 감동적이거나, 임팩트가 있거나, 후킹 할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꼭 그럴 필요는 없어. 브랜드 스토리는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게 핵심이야. 광고 카피라이팅과 브랜드 스토리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가지는 다르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을거야. 감성적으로만 접근해도 안되고, 이성적으로만 접근해도 안 돼. 우리 브랜드의 강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근거가 담겨있되 이것이 감성적으로 잘 전달되면 좋겠지?

희녹은 제주 편백수로 만든 탈취제를 만드는 브랜드야. 지난 생일에 선물로 받았는데, 디자인도 예쁘고 브로셔에 적혀있는 브랜드 스토리와 카피 하나하나가 참 좋더라고. 그래서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어.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뜯어볼까?

브랜드 스토리의 문장을 하나씩 쪼개서 살펴보면 위와 같거든. 물론 내가 임의로 해석하고 정리한 거라 꼭 위와 같이 구분지어서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군더더기 없이 핵심이 잘 담겨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해.

몇년 전, 마케팅 실무자들이 함께하는 독서모임에서 우연히 콜린스라는 브랜드의 인스타그램을 알게 되었어. 인스타그램 피드가 감각적이라고 소개를 받았지. 들어가보니까 완전 요즘 갬성이더라고. 그런데 도대체 뭐 하는 회사인지, 무엇을 파는 곳인지 잘 알수가 없었어. 피드에는 제품이 없고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음악 플레이리스트 같은게 많았거든.

그냥 요즘 갬성의 피드를 가지고 있는 곳이군, 하고 넘길 법 했는데 인스타그램 하이라이트에 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보는 순간 나는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면서 일단 팔로우 하고야 말았지. 반해 버렸달까.

콜린스는 미국의 우주비행사인 마이클 콜린스에서 영감을 받은 브랜드야. 마이클 콜린스는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의 조종사로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착륙하는 동안 사령선을 지켜야 했대. 사람들은 달에 가고도 착륙하지 못한 그를 아쉬워했지만 본인은 오히려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해. 위 사진은 바로 그때 콜린스가 찍은 사진이야.

콜린스라는 브랜드는 'Everyday Good Mood, 당신의 사소하지만 소중한 순간 그 순간을 채우는 분위기'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어. 당시엔 그 무드를 보여주는 콘텐츠를 주로 만들었다면 몇달 전에는 '인센스'를 런칭했지. 인스타 피드도, 홈페이지 무드도 멋지니까 궁금한 사람은 살펴보길 바래.

하지만 오늘 내가 소개하고 싶은건 콜린스의 브랜드 스토리로 인스타그램 피드 고정으로 넣어뒀으니 꼭 가서 봐. 글과 그림,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직접 보는 게 훨씬 감동적이거든.

<출처: 패션 포스트, 구아정 브랜드 기획자>

뉴워커 독자이기도 한 브랜드 기획자 구아정님이 최근에 패션포스트라는 매체에 기고한 글인데,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서 가져왔어. 브랜드 스토리가 될 수 있는 소재를 9가지로 정리해 두셨더라고. 우리만의 브랜드 스토리를 정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못잡겠다면 위 글이 도움이 될 것 같아.